전경련은 예고된 행사에 맞춰 주요 기업의 투자계획을 받아내느라 분주했을 것이다. 기업들도 기업마다 계열사별 투자계획을 부랴부랴 집계하면서, 한편으론 다른 기업들의 투자액수에 신경을 곤두세웠을 것이다. 더구나 정부에 보고해야 하니, 일단 지난해보다 늘려잡는 등 모양새를 갖추는 부담 또한 적지 않았을 건 짐작하는 대로다.
문제는 이런 행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개최된다는 점이다. 특히 대통령이 주재하거나 각 부처가 주관하는 행사가 열린다는 계획만 나왔다 하면 예상되는 민간투자규모 등 현란한 수치들을 제시하는 게 관례처럼 돼버렸다. 기업이 청와대나 관련 부처에 써내야 하는 투자계획만 부지기수인 정도다.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을 痼甄?
기업 입장에서 투자는 사활을 건 모험이다. 특히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두말할 것도 없다. 정부는 기업이 제출한 투자계획을 한 번에 끌어모아 대외적으로 발표하거나 위에 보고하면 일을 잘하는 것으로 여길지 모르지만 기업으로선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. 가뜩이나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업은 투자 하나하나에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다. 정부가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겠다면 장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투자계획을 발표하게 하는 이런 구태의연한 형식부터 없애는 게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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